<3월 12일 화요일>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CPI)는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주시하는 근원 물가는 시장 기대보다 더 많이 반등했습니다. 다만 세부 내용에선 몇 가지 긍정적인 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유지됐습니다.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도 덩달아 상승한 이유입니다. 게다가 어제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오라클이 AI 붐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엔비디아가 되살아나자 증시 상승세는 점점 더 가팔라졌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17번째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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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횡보하기 시작했으며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Fed가 더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는 "예상보다 더 뜨거운 근원 물가 데이터가 금리 인하 기대에 단기적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 데이터는 Fed가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인내심을 갖고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을 더욱 강화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울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강했습니다. BMO 캐피털마켓의 이안 링겐 이코노미스트는 "반올림하지 않은 근원 CPI는 0.36%에 불과했고 ‘슈퍼 코어’는 0.5%로 둔화하였다는 사실은 6월 인하를 시장의 기본 가정으로 남겨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거시 전략가는 "진짜 걱정거리는 슈퍼 코어와 주거비가 다시 가속하는 경우였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장은 여전히 Fed가 여름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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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는 "오늘 보고서가 FOMC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갖게 해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세부 내용은 전반적으로 고무적이었다. 근원 CPI의 반올림 전 0.36% 상승은 우리 예측인 0.30% 상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욱이 중고차, 항공료 등 변동성 큰 요인의 상승 폭이 예상보다 커서(지속하긴 어렵다) 근원 물가가 부풀었다. OER 둔화로 주거비도 1월 0.6% 상승보다 한 단계 낮아졌다. '슈퍼 코어' 물가의 광범위한 둔화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우려했던 것만큼 끈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상품 인플레이션도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FOMC의 첫 번째 금리 인하는 올여름에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더 커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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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Fed가 6월 FOMC(6월 11~12일)를 열기 전까지는 3월, 4월, 5월 앞으로도 세 달 치 CPI가 더 나옵니다. PCE 물가도 2월, 3월, 4월 데이터가 더 발표될 것이고요.
다만 주의할 게 있습니다. 3월 FOMC에서는 금리가 예상처럼 유지될 텐데요. 경제 전망(SEP)과 점도표를 적어 낼 Fed 위원들의 생각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 점도표는 2024년 세 번의 금리 인하를 점쳤는데요. 만약 인하 예상 횟수가 줄어들게 된다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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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세 번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에릭 로젠그린 전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WSJ 인터뷰에서 "오늘 보고서는 올해 세 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을 펀더멘털하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전망을 의미있게 수정하는 걸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도 "이번 CPI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2월 근원 PCE 물가는 둔화할 것으로 보이며 노동시장도 서서히 냉각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Fed 위원들은 계속해서 3월 점도표에서 세 번의 금리 인하를 제시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약간 뜨거운 CPI 소식을 약간은 식혀주는 데이터도 있었습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에서 발표한 중소기업 낙관지수가 1월 89.9에서 2월 89.4로 떨어져 2023년 5월 이후 최저로 낮아진 것이죠. 실제 판매에 대한 기대는 개선되었지만 향후 6개월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 비율은 소폭 하락했습니다. 월가가 주목한 것은 고용, 물가(가격 인상) 관련 답변이었습니다. '노동의 질'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기업 답변은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비율까지 떨어졌고 '채용이 어렵다'는 답변도 감소했습니다. 채용 의향은 팬데믹이 닥치던 2020년 5월 이후 볼 수 없었던 최저치로 떨어졌고요. 이와 함께 '현재와 미래 임금 보상이 인상될 것'이란 대답도 줄었습니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답변도 계속 줄어 2021년 1월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증가했던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도 2월에 소폭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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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회계연도 3분기(작년 12월~올해 2월)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 순이익은 27% 증가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1.41달러로, 월가 전망치(1.38달러)를 웃돌았습니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 데 따른 것입니다. 새프라 캣츠 CEO는 "AI 수요가 확대되어 대형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도 늘고 있다. 더 많은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위해 20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분기에 3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주문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월 말 기준으로 수주 잔액은 800억 달러를 기록해 월가 추정(590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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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11.75% 급등했고 엔비디아는 7.16% 상승했습니다. 저가매수를 노리는 수요가 종일 몰리며 시간이 갈수록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엔비디아 반등은 TSMC(3.87%) 마이크론(3.08%) AMD(2.20%) 등 반도체주 동반 상승을 이끌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2% 이상 상승했습니다.
Mag 7도 오랜만에 함께 힘을 되찾았습니다. 메타가 3.34% 반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2.66%), 아마존(2.00%) 등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테슬라만이 홀로 0.13%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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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타델의 켄 그리핀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지금 시장에는 많은 재료가 있는 것 같다. Mag 7이 있고 AI와 함께 다가올 혁신적 이야기는 주식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리고 시장의 많은 부분은 주가수익비율(P/E)이 여전히 과거 평균에 부합하는 수준에 있다. 그래서 지금 투자자는 대담하게 미래를 바꾸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현금을 여전히 P/E가 괜찮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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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근 S&P500 지수 목표치를 5400까지 높여놓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탄력적 경제 성장과 AI 혁신을 이유로 올해 S&P500 기업들의 EPS 추정치를 235달러에서 250달러로 높였습니다. 지난해보다 12% 증가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업 실적은 지난 4분기에 또 다른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우리 이코노미스트는 2024년 GDP 증가율 전망을 기존 1.4%에서 2.7%로 높였다"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AI 재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역사에 따르면 재투자 주기에 있는 기업은 성과가 저조하지만, AI 투자에서는 잠재적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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